눈먼 자들의 국가,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여자 없는 남자들
눈먼 자들의 국가,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여자 없는 남자들
한동안 책을 너무 안 읽었다 싶어서 퇴근길에 서점에 들렀다. 요즘 이어지는 야근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눈에 들어오는 책 몇 권을 집었다. 눈먼 자들의 국가,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여자 없는 남자들. 그냥 제목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자주 읽던 작가의 책이기도 해서 거부감 없이 집어 들었다.
당장은 바쁘지만 조금 쉴 때, 짬이 날 때 봐야지 싶어서 늘 들고 다닌다. 눈먼 자들의 국가는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5명의 작가와 교수, 연구자들이 집필한 책이다. 값이 아주 저렴한 편이다. 5,500원인데 수익금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자 하는 다양한 움직임’에 기부된다고 한다.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는 그냥 제목이 끌려서 집어 들었다. 낯선 작가다. 심리학 서적인 것 같은데 도움이 될까 모르겠지만 일단은 사왔다. 이따금 보면 자기가 아픈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간혹 이 십대초반에 삼촌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기분 좋게 취한 삼촌이 늘어놨던 무용담에 가까운 이야기. 길을 가다 소매치기에게 가방을 뺏긴 여자가 도와달라 소리치기에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움직였단다. 냅다 쫓아가서 가까스로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는데 칼을 꺼내 들었다고- 격투기에 격자도 모르는 삼촌은 같이 있는 친구만 믿고 열심히 싸왔단다. 그러다가 결국 굴복시킬 수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삼촌을 손가락질 하면서 소리를 질렀단다.
뭐지? 싶어서 확인 해보니까 옷이 피에 절어있다고, 설마 내 피인가 했는데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아서 피의 출처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몸을 더듬어 봤는데 갑자기 목이 따끔하단다. 아웅다웅하는 과정에서 삼촌은 목이 칼에 찔렸는데 너무 흥분 상태였었는지 찔리는 감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뭐,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어떤 경우에서는, 자신의 상처도 모르는 일이 더러 있다고 생각된다. 읽고 조금은 보탬이 되었으면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뭐 원래 자주 읽는 편이지만,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후에 오랜만인 것 같은 느낌이다. 빨리 짬이 나야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당분간은 쭉 야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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