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싱어 시즌3, 태연의 탈락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
히든싱어 시즌3, 태연의 탈락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
처음 히든싱어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는 과연 저게 될까 싶었다. 확실히 흥미로운 소재는 맞는 것 같지만 아무리 그래도 실제 가수를 따라서 모창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매주 꼽을 수 있을까 싶었다. 만약에 꾸준히 모창을 잘하는 사람들을 섭외할 수 있다면 이슈도 되고 흥행도 되지 않을까 했다. 그러던 프로그램이 이제 어느덧 시즌3가 방영 중이다.
이래저래 관심도 많고 흥미로운 방송인지라 한 번 찾아서 본 적이 있다. 가장 인상적인 편은 이문세와 이재훈 편. 평소 자주 들었던 노래를 부른 가수들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누군지 구별해내기가 어려웠다. 특히나 이문세의 경우에는 모창 뿐만 아니라 말투나 톤까지 완벽하게 따라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이문세와 몇 년을 같이 알고 지내서 목소리는 완벽하게 구별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던 박경림이 잘 모르겠다고 소리를 지를 때가 기억에 남는다.
방영되면서 항상 이슈를 끌고 다녔던 히든싱어, 하지만 이번은 좀 아쉽지 않았나 싶다. 태연의 탈락 때문인데, 이미 커뮤니티에서는 말들이 좀 많다. 개인적으로도 보면서 좀 아쉬운 구성이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히든싱어에 출연해서 가수가 탈락한 적은 태연을 포함해서 총 3번, 나머지 두 명의 주인공은 신승훈과 조성모다. 신승훈은 마지막 한 명과 대결해서 2표 차이로 패배했고, 조성모는 바뀐 창법과 목소리 때문에 예전(CD, 음원)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주어 80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조성모가 아니다라는 표를 받고 떨어졌다. 조성모 본인은 이 일을 계기로 은퇴까지 결심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사실 대중들이 기억하는 조성모는 예전의 그 모습이니까, 아쉬울 다름이다.
앞선 탈락들은 그래도 좀 납득이 가는 경운데 태연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태연은 드라마 OST 등에서 솔로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당장에 몇 가지 얘기하더라도 베토벤 바이러스의 들리나요, 쾌도 홍길동의 만약에,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그리고 하나, 아름다운 그대에게 가까이, 더킹 투하츠의 미치게 보고 싶은 등, 이 외에도 다수의 솔로곡을 가지고 있다.
헌데 굳이 소녀시대의 노래로, 자기가 원래 부르지도 않는 파트를 부르게끔 했어야 했나 싶다. 시청자들이나 평가단들은 평소 들었던 음악(음원, CD)으로 밖에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부르지도 않았던 부분을 갑자기 불러야 했고 또 결과마저 탈락으로 이어졌으니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듯 보인다.
항간에서는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무리한 구성을 한 게 아니냐 하는 소리도 있기는 하지만, 뭐, 그건 내부 사람이 아니니까 잘 모르겠다. 다만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구성이 참 아쉬웠다는 것이다. 히든싱어 시즌1이 17부작, 시즌2가 16부작이다. 태연이 출연한 편이 6화. 이 정도까지 진행해오면서 3번의 탈락 밖에 없었다는 걸 보면 굳이 수치화할 필요도 없이 어지간해서는 가수들이 떨어질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래서 이번 태연의 탈락이 더 아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방송 마지막 부분에 태연이 이런 이야기를 헀다. ‘오디션에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었는데 내 노래를 부르면서 떨어졌다.’ 이게 좀 뭐랄까 은근히 뼈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현재는 PD가 집적 해명을 하고 나섰다. 근데 해명이 논란을 키우고 있는 느낌도 좀 든다.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시청자가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를 파악 못하는 모양이다. 점입가경이다 싶은 부분은 앞으로 아이돌 팀의 출연은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뭐 사실 출연할 아이돌을 찾는 게 더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